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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Huemul circuit(우에믈 서킷), 파타고니아 최고의 트레킹 코스

2019 파타고니아 트레킹 일주

by 노란잠바 2019. 12. 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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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emul circuit(우에믈 서킷)


파타고니아에서 가장 거칠고, 가장 아름다우며, 가장 비밀스러운 트레킹 코스로 알려져 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Viedma glacier에 대해 관심이 커지면서, Must-do trek in Patagonia에 이름을 줄곧 올리고 있다. 트레킹 수도, 엘 찰텐(El Chalten) 남쪽에서 시작하는 57km의 트레일은 Cerro Huemul 산 주변을 3박 4일간 질퍽한 진흙길, 아찔한 바위길, 날카롭고 미끄러운 빙하길, 황색 초원길을 지난다. 난이도가 높은 트레킹인 만큼 경험이 많은 트레커에게 권장한다. 

 

 

우에믈 서킷 지도(출처 : out-doormagazine.com)

 

 

 

특이사항

1. 트레킹 시작 지점에 있는 인포센터에서 입산 신고를 해야 한다. 그리고 하산 후 48시간 이내 하산 신고를 하여야 한다. 미신고 시 실종으로 간주하여 수색을 시작할 것이다. 입산 신고 시 레인저에게 서킷에 대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트레일 방향, 짚라인 사용법 등을 알려준다.

2. 하네스를 준비해야 한다. 계곡을 건너는 짚라인(traverse)이 있다. 겨울 시즌에는 강물이 그리 깊지않다. 짚라인 대신 강을 걸어서 건널 수 있다. 하지만 여름 시즌에는 빙하가 녹아 강물이 불어난다. 짚라인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므로 입산 신고 시 하네스를 보여주어야 한다.   

3. 빙하를 걸어서 건너는 구간이 있다.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빙하는 흙과 먼지로 덮여있어 미끄럽지 않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크램폰(아이젠)을 준비하자.

4. 서킷은 일 년 365일 통제하지 않는다. 공원 레인저 측은 트레커들을 존중하며 제한하지 않는다. 안전과 그에 대한 책임은 본인 몫이다.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잘 판단하자. 또한, 날씨가 좋다면, 3박 4일로 충분히 끝나는 트레킹이지만, 며칠 더 머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Huemul circuit(우에믈 서킷) 리뷰 

1일 차 16km 엘 찰텐 - Laguna Toro

짐을 꾸려 호스텔을 나온다. 장비 샵 Viento Oeste에 들려 하네스를 대여한다. 대여료는 하루에 270 Ars. 우에믈 서킷을 간다고 말하니 알아서 챙겨준다. 

엘찰텐 남쪽 다리를 건너 Centro de visitantes(인포 센터)로 향한다. 입산 신고 후 간단한 교육을 받는다. 레인저는 지도를 보여주며 트레킹을 설명한다. 유의해서 들어야 할 사항은 역시 방향이다. 2, 3일차에는 트레일 표시가 없다. 특히 트레일을 찾기 어려운 구간이 있으니 잘 기억해두어야 한다. 아직 빙하물이 많이 녹지 않아 짚라인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단다. 센터 안에 화장실이 있다. 앞으로 나흘간 화장실을 보기 힘들다. 

인포 센터 바로 앞이 트레일 헤드다. 시작부터 오르막이다. 오르막은 세 시간가량 이어진다. 앞쪽으로 피츠로이 옆모습이 보인다. loma del pliegue tumbado와 갈림길이 나온다. loma del pliegue tumbado는 피츠로이와 쎄로 또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다. 갈림길을 지나서부터는 질퍽한 목촛길이다. 물이 흥건하고, 소똥도 섞여있다. 신발이 젖을 수밖에 없다. 

목초 지대를 지나 숲을 빠져나오니, 저 멀리 Rio tunel 빙하와 그 아래 Laguna Toro가 보인다. Laguna Toro 이전에 캠핑장이 있다. 여기서 캠핑장까지는 내리막이다. 처음으로 마실 수 있는 강물이 보인다. 내리막 이후 평지, 왼편에 Cerro Huemul이 보인다. 금방 Toro 캠핑장에 도착한다. 바람을 잘 막아주는 숲 속에 있다. 누군가가 만들어 둔 둥근 나무 더미 안에 텐트를 친다. 화장실은 푸세식이다. 조리 쉐드는 있지만 굳이 이용하고 싶지 않다. 캠핑장에서 조금 떨어진 강물을 떠 온다. 강물이 뿌옇다. 빙하 녹은 물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물 색깔이다. 식수로는 이상 없다. 

 

 

핏츠로이가 멀리 보인다

 

 

 

 

 



2일 차 11km Laguna toro - Paso del viento camp

우에믈 서킷 하이라이트다. 가장 아름다운 트레일인 동시에 가장 위험한 트레일이다. 악명을 익히 들었기에 캠핑장에서 동행을 구했다. 미군 특전사 출신 잭과 호주에서 온 세 청년이 함께한다. 라구나 토로를 지나자마자 길을 잃었다. 여기서부터는 트레일 표시가 없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 Maps me도 소용없다. 방향 정도만 알려줄 뿐이다. 돌무덤 혹은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트레일로 찾아 돌아온다. 금세 짚라인이 나온다. 2019년 11월 12일, 짚라인을 사용하지 않고 근처 강물이 얕은 쪽으로 건널 수 있었다. 무릎 이상 오는 강은 건너지 않는 게 안전수칙이다. 두 호주 청년은 강물을 건너기로 한다. 나머지 둘과 나는 짚라인을 택한다. 흔치 않은 흥미로운 트레일을 놓칠 수 없다. 짚라인을 이용하는 게 더 편하기도 하다. 다만, 사용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매우 아찔한 높이다. 

짚라인을 건너면 바위길이 시작된다. 바위길을 지나면 빙하길 시작이다. 흙과 먼지로 덮인 더러운 빙하다. 크램폰(아이젠)이 필요 없다. 약 30분 정도 빙하 왼편으로 걷는다. 빙하를 지나니 Tunel superior 호수가 나온다. Paso del viento를 향해 올라간다. Viedma 빙하가 기다린다.

Paso del viento까지 약 3km 오르막이다. 굉장히 가파르며 작은 돌길이라 푹푹 파인다. 고개 정상에 가까워지니 눈길이 있다. 정상에 도착한다. 올라온 길을 바라본다.  Tunel Superior, Imperior 빙하가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아래는 Tunel superior 호수, 그 아래는 Toro 호수가 있다. 빙하, 그 빙하가 녹은 물이 호수가 되고, 그 아래로 향한다. 이 강물은 Viedma 호수까지 흘러간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고개를 돌려 앞쪽을 바라본다. 방금까지 감동을 주던 풍경은 기억나지 않는다. 저 멀리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큰 빙하 Viedma(비에드마) 빙하가 보인다. 빙하 전망대를 향해 나아간다. 

눈 앞이 새하얗다. 설산에 둘러쌓인 날카로운 빙하가 끝 없이 펼쳐진다. 수천 년 혹은 그 이상을 버텨온 빙하는 타이어 모양 나이테가 있다. 비에드마 빙하도 이 '훈장'이 있다. 그간 고생을 싹 잊는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오늘은 바람도 불지 않는다(평소에는 아주 바람이 강해 위험하다고 한다). 1시간을 그 자리에 앉아 southern patagonian ice field를 감상한다. 

그 풍경 아래로 캠핑장으로 가는 길이다. 내리막길이지만 쉽지만은 않다. 부스러진 돌길, 질퍽한 눈길을 지나 약 1시간 더 걸려 캠핑장에 도착한다. 캠핑장에는 돌을 원형으로 쌓아 바람막이를 만들어두었다. 조리 시설이 있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캠핑장 바로 앞에 있다. 화장실이 없어 캠핑장 뒤편으로 가야 한다.

 

 

흙과 돌로 덮힌 빙하 위흘 걷는다.

 

 

 

Tunel Superiror 빙하와 호수, Tunel Inferior 빙하

 

 

 

멀리 Southern Patagonia ice filed가 보인다

 

 

 

Viedma glacier

 

 


3일 차 Paso del viento camp - Bahia de los Tempanos(14km) 혹은 Bahia de Hornos(16km)

무난한 오르막과 내리막 반복이다. 강한 바람이 등을 민다. Huemul 언덕으로 향할수록 길이 험해진다. 오른편에서 비에드마 빙하가 따라오지만, 마냥 보면서 갈 수는 없다. 낭떠러지가 아찔하다. 좁은 낭떠러지 길에 닿으면 언덕까지 약 1km 오르막이다. 비에드마 빙하가 훤히 보이는 전망대에서 간식을 먹는다. 바람이 너무 강하여 오래 쉬지 못한다. 

전망대 이후 위로 더 올라가야 한다. 돌무덤 확인을 수시로 한다. 고개를 넘는다. 바람이 멈춘다. 비에드마 빙하와 작별한다. 유빙이 떠있는 빙하 하류와 멀리는 Lago Viedma가 보인다. 우에믈 계곡의 강한 바람이 빙하 조각들을 하류로 밀어 낸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려갈 준비를 한다. 이곳은 악명 높은 내리막이다. 약 770m를 단숨에 내려간다. 돌과 나뭇가지가 섞여 굉장히 미끄럽다. 내리막이 끝나면 Los tempanos 캠핑장에 도착한다. 이곳 캠핑장은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평지 2km 뒤에 Hornos 캠핑장도 있다.

 

 

빙하 하류, 유빙들이 떠있다. 그 앞 호수변은 Los tempanos 캠핑장이다

 

 

 

Viedma 빙하의 초입부

 

 

 

4일 차 15km Bahia de los tmepanos - Bahia Tunel 

캠핑장을 벗어나 호수변을 따라 걷는다. 호수변 끝은 목초지대로 진입이다. 반가운 이정표가 보인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막대다. 심한 경사길은 없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반복된다. 앞으로 약 10km 동안 마실 물을 구할 수 없다. 근처 목장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물을 마셔선 안 된다.

에메랄드 빛 비에드마 호수 옆을 걷는다. 고요하다. 잔잔한 엔딩이다. Rio tunel에 닿으면 짚라인 혹은 걸어서 강을 건너야 한다. 2일 차에 건넜던 강보다 조금 더 길고 수량도 많다. Bahia Tunel 항에 닿으면 공식적인 서킷은 종료된다. 

항구에는 대중교통이 없다. 히치하이킹 혹은 트레킹으로 엘 찰텐까지 와야 한다. 항구가 닫혀있을 시기에는 히치하이킹은 거의 불가능하다. 항구 바로 앞에서 centro de visitantes까지 오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 약 12km. 맵스미 app상에선 7km로 나오지만 그 코스는 중간에 농장으로 막혀있다. De los condores 전망대 쪽으로 돌아와야 한다. 농장 이후 심한 오르막이며 이정표가 없다. 트레킹 복귀 신고를 잊지 말자.

 

 

4일차, Viedma 빙하와 작별한다

 

 

 

푸르디 푸른 Lago Vied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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